구매대행 물류 사업 — 해외 소싱 대행 구조와 시작 방법

처음 일본 구매대행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메루카리에서 직접 뭔가를 사보는 것이었다. 셀러를 받기 전에 내가 먼저 전체 과정을 한 번 돌려봐야 했다. 어디서 막히는지, 얼마나 걸리는지,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를 몸으로 알아야 나중에 설명할 수 있다.

메루카리 재팬 앱을 깔고, 일본 주소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. 배송대행지를 써야 했다. 텐소를 쓰는 사람도 있고 빅터박스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, 처음엔 그냥 한국인이 많이 쓰는 곳으로 하나 골랐다. 가입하고 일본 내 내 주소가 생겼다. 이 주소로 상품을 배송받고, 거기서 한국으로 보내는 구조다.

첫 구매는 별거 아닌 소품 하나였다. 구매하고 일본 국내 배송 받고 배대지에서 입고 확인 연락 오고 한국 발송 신청하고 통관 거쳐 수령하기까지 10일 정도 걸렸다. 빠른 편이었다. 통관에서 특별히 걸리지 않으면 이 정도가 일반적인 리드타임이다.

실제로 해보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

첫 번째로 느낀 건 환율이 생각보다 민감하다는 것이다. 메루카리에서 3,000엔짜리 상품을 보고 “2만7천원 정도네”라고 계산했는데, 막상 결제하고 나면 수수료, 국내 배송비, 국제 배송비, 배대지 수수료가 붙는다. 셀러에게 청구할 때 어느 시점 환율을 기준으로 할 건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계산이 달라지는 일이 생긴다.

두 번째는 메루카리 C2C 채널의 가품 문제다. 브랜드 로고가 달린 물건은 조심해야 한다. 개인이 파는 거라 정품 확인이 어렵다. 처음에 셀러를 받을 때 어떤 카테고리를 소싱할 건지를 먼저 정하는 게 맞다. 브랜드 패션, 명품 소품은 초반에 피하는 게 낫다. 문제 생기면 셀러와 나 사이에 끼는 구조가 된다.

세 번째는 통관 지연이 생각보다 자주 생긴다는 것이다. 세관 검사에 걸리면 1~2주씩 묶이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. 셀러한테 언제 온다고 말했다가 통관이 늦어지면 내 탓이 된다. 납기를 보장하는 계약은 처음부터 피해야 한다는 걸 한 번 늦은 경험이 알려준다.

셀러를 받기 시작하면 달라지는 것들

혼자 10~20건 해보는 것과 셀러 주문을 받는 건 다르다. 혼자 할 땐 내 물건 하나를 추적하면 되는데, 셀러가 2~3명만 돼도 누구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관리가 필요해진다. 배대지 입고 목록에 어떤 셀러 주문인지를 메모해두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헷갈리기 시작한다.

처음엔 카카오톡 채팅으로 각 셀러와 개별 소통하면서 주문을 관리했다. 셀러가 늘어나니 채팅창이 많아지고, 뭘 누구한테 말했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. 구글 시트에 셀러별 주문 현황을 정리하는 걸 시작한 건 그 이후다. 처음부터 만들었으면 더 편했을 것이다.

계약서를 쓰지 않고 시작한 첫 셀러와는 결국 한 번 불편한 대화를 했다. 통관이 늦어진 건데 셀러는 내 잘못이라고 했다. 그 이후로 계약서에 통관 지연은 대행사 책임 범위 밖이라는 내용을 넣었다. 불편한 경험이 계약서를 정교하게 만든다.

규모를 키우기 전에 먼저 할 것

셀러가 5명을 넘기기 전에 프로세스를 정리해두는 게 좋다. 주문 접수부터 구매, 배대지 입고, 한국 수령, 검수, 발송까지 단계별로 어떻게 처리할 건지를 문서로 만들어두면 나중에 사람을 쓸 때도 인수인계가 된다. 지금은 혼자 다 알고 있어서 괜찮은 것 같아도, 규모가 커지면 몸이 먼저 한계를 알려준다.

지금 잘 되고 있다면 시스템을 만들 타이밍이 온 것이다.

댓글 남기기